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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에게 전하는 치유레터, "세번째"

부서
건강관리과
작성자
박혜미
전화번호
02-450-1934
수정일
2020-04-22
조회수
799
첨부파일

"첫번째 화살은 피할 수 없더라도 두번째 화살은 피해야 합니다."


                                                                      FROM. 백종우(경희의대교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재난정신건강위원장)


코로나19의 기세가 매섭습니다. 


건강, 경제적 어려움, 정신건강의 삼중고를 낳고 있습니다.

저 사람이 확진자가 아닐지 불안해지고 마스크를 구하기 어려운 상황에 화도 납니다.

나도 모르게 주위에 짜증을 내고 나면 내가 왜 그랬나 싶습니다.

실제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실에서도 좋아하는 활동을 못하게 되고 좋아하는 사람도 못 만나니

너무 힘들다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늘어난 가족과의 시간도 익숙하지 않아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과연 나는 정상인가요? ’라는 질문을 받기도 합니다. 

이러한 감정반응은 감염 재난 상황에서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입니다. 병이 아닙니다. 


불안에 관한 고전적 이론 중 ‘여크스 도슨’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정규분포와 같은 그림으로 불안과 수행능력의 관계를 설명합니다. 불안이 너무 낮으면 준비를 하지 않아 성적이 낮고

불안이 너무 높아도 실력을 발휘하기 어려워집니다. 즉 재난 상황에서 불안이 낮으면 자가격리수칙을 지키지 않다가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행동을 하게 될 수도 있고 너무 높으면 내가 괴롭고 면역력이 저하되며

주변에 상처를 줄 수도 있습니다. 결국 적절한 수준의 불안이 재난을 이겨 내는데 필수적이라는 것입니다. 


불안, 우울, 분노는 이 상황에서 사실 순기능이 있습니다.

우리가 불안 때문에 마스크를 쓰고 조심하게도 되고 우울 때문에 우리 자신을 돌아보며

분노 때문에 시스템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는 에너지가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나치면 우리 자신의 면역력 또 우리 공동체의 면역력을 저하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는 급성기에는 면역력을 증가시키기도 하지만 만성화되면 면역세포의 활동이 저하되면서 면역력 저하를

가져오기도 합니다. 한달이 넘은 만성스트레스로 바이러스와 싸우는데 중요한 면역력을 잃는 일이 없어야겠습니다.


과도한 불안, 우울, 분노는 우리의 마음에 2차 피해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재난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남은 이의 슬픔이 가장 심각합니다.

죽음의 위기를 넘긴 사람들도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를 앓기도 합니다. 재난 시기에 80%의 사람들은 재난의 회복과 함께

좋아지지만 10-20%는 우울증과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치료가 필요한 수준의 마음의 병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런 마음의 문제를 예방하고 치료하는 정신건강서비스를 ‘심리방역’이라고 합니다.


인간에게 가장 어려운 싸움이 보이지 않는 적과의 싸움입니다. 

아직 백신도 치료법도 확립되어 있지 않고 지역전파가 일어나며 여러 경제적 고통은 현실적 스트레스로 다가옵니다.

이를 첫 번째 화살로 부를 수 있습니다. 반면 이로 인해 나타나는 불안, 공포, 짜증 등 우리 마음에서 일어나는 변화는

두 번째 화살입니다. 첫 번째 화살을 피할 수는 없지만 심리방역을 통해 두 번째 화살은 피해야 합니다.

첫 번째 화살과 두 번째 화살의 비유는 고 임세원 교수가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라는 저서에서 언급했던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심리방역은 원래 재난 정신건강 서비스를 일컫는 말입니다. 재난은 항상 그렇지 않지만 최악의 경우 자살을 증가시키기도 합니다.

사스를 경험한 홍콩에서 그해 노인의 자살이 증가했습니다. 고립과 소외의 결과로 해석됩니다.

대지진을 겪은 일본과 대만에서는 2년이 지나서 현실의 벽을 절감한 남성의 자살이 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재난 초기부터 심리방역의 중요성이 강조됩니다. 

감염 때문에 자가격리되거나 질환을 경험한 분들의 추적 관찰 연구는 나중에 가장 후유증 없이 회복되는 사람들은

이타적인 감정을 느낀 사람들이었다고 보고합니다. 


‘힘들지만 나를 지키고 또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한 행동이다.’라는 믿음이 우리를 강하게 만들어줍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이를 통해 생존을 위한 새로운 전파력을 얻었습니다.

그들과의 싸움에서 결국 이기기 위한 우리 스스로 변화에는 사회적 신뢰, 사회적 자본이 담겨야 합니다. 


재난에 맞설 수 있는 것은 인간의 특권이라고도 합니다.

사회적 신뢰는 다른 여러 자원과 함께 이 싸움서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이 순간 생명을 건 현장에서 헌신하는 의료진을 비롯한 많은 분들의 헌신에 감사를 전하고

마음 어려움을 나누는 참여를 통해서 우리는 공동체의 면역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경험하는 심리적 안정은 우리 자신의 면역력에도 도움이 됩니다.

따라서 가장 이타적인 것이 때로 자신에게도 가장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국민 마음 건강 지침을 냈습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도 39개의 상황에 대한 지침을 냈습니다. 때론 누구나 아는 것도 실천이 중요한 시기입니다.

몸도 마음도 서로가 서로를 지켜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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